문제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여섯 작곡가의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곡을 소개했는데,

지금까지 글에 썼던 작곡가들은 대략적인 상식 선의 지식이나마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할 전해성씨와 다음 글(마지막 편)에 소개할 분은 정말이지 쥐똥만큼 밖에 모르는 분이다.




대략 내가 아는 정도로는

전해성 작곡가는 과거 락밴드에서 활동을 하였으며,

장기로 삼는 스타일은 슬로 넘버.

특별하지 않은 멜로디 라인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기는 묘한 재주가 있음.



대중들에게 대표적으로 알려진 곡으론 윤도현의 '사랑했나봐'와 이승철의 '긴 하루'

두 곡다 부른 가수들에겐 상당히 득(得)이 많이 된 곡으로

윤도현은 '사랑했나봐'를 통해 월드컵 이슈 가수에서 스테디셀러 가수로

이승철은 '긴 하루'를 통해 노래를 너무 잘해서 멀어진 가수에서 인간미 느껴지는 가수로

자리매김하게 해 주었다.



위에 언급한 두 곡의 공통점이라면 가창자의 과잉성을 최대한 절제시켜주었다는 것.

이런 곡을 써내는 것이 정해성씨의 장기로 보여진다.

윤도현의 내지름을 절제했기에 '사랑했나봐'가 나올 수 있었고

이승철의 잘부름을 절제했기에 '긴 하루'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나오는 곡은 이승철의 '긴 하루'

 - 윤도현 보단 이승철이 더 좋다 :)




한국 작곡가들이 벗으려고 애를 쓰지만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것. 그것을 소위 "뽕끼"라고 부른다.

가요와 pop의 결정적 차이로 이 "뽕끼"를 드는데, 덕분에 가요는 어떤 장르의 탈을 쓰고 사운드를 만들어내도,

결국 멜로디 라인은 뽕끼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이에, 아예 자신의 곡을 보컬멜로디 중심 - 뽕끼의 적극 수용으로 완벽하게 떠버린 작곡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조영수이다.


조영수는 1편에서 살펴본 박근태의 수제자 급이다. 일단 그의 밑에서 음악을 배웠고, 또한 스승의 작법에 가장 충실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나로서는 가장 싫어하는 작곡가 이지만 히트곡 제조 능력은 엄청나다.

김종국, KCM, SG Wannabe, Seeya 등등 한국형 슬로 넘버 가수의 히트곡 중 절반 넘게는 다 조영수 작곡이다.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형 슬로 넘버를 일편단률화 시켰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저 가수들이 서로의 곡을 바꿔부른다고 해서 전혀 어색해지지 않는 프리셋 위주의 작곡법, 그것이 맘에 안든다.

그 와중에 단연히 빛나는 곡이 있다면 이승철의 "열을 세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