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하면 대부분 상사의 스케쥴을 관리하거나 차 심부름 정도하는
보조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은
비서와 전략비서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는데.
궁금해하긴 전략비서라고 뽑혀온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던것 같다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비서와 전략비서의 차이가 뭔지에 대해서
한통의 편지를 보냈었나 보다
최근에 예전 비서로부터
“처음 비서를 시작할 때 사장님이 보내준 메일” 이라며
그 편지를 다시 받았는데
한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쓴 편지의 제목이 원래는
“비서와 전략비서의 차이점” 이었는데
이 편지를
“평범한 직원 과 일 잘하는 직원”의 차이점
이라고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CEO들의 이상형은 “일잘하는 사람” 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아주 포괄적인 평가다.
디자인잘하는사람, 영업잘하는 사람, 글 잘쓰는 사람 같은 평가보다
한 단계 위의 개념이 “일 잘하는 사람” 이다.
“일잘한다”는 한마디 안에 “뭐든 잘한다”, “믿고고 맡길수 있다”는 개념이 포함되어있다
그만큼 “일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아래는 내가 “전략비서”에게 보냈던 편지 원문이다.
비서를 “보통사람” 으로
전략비서를 “일잘하는 사람” 으로
바꿔서 읽어보면
당신이 “일을 잘하는 사람” 인지 체크해볼수 있을 것 같다.
1.인삼을 캐오라고 했는데 도라지를 캐오면 당신은 해고
인삼을 캐오라고 했는데 인삼을 캐오면 당신은 비서
인삼을 캐오라고 했는데 산삼을 캐오면 당신은 뛰어난 비서
인삼을 캐오라고 했는데 산삼과 인삼과 도라지를 캐와서 필요에 의해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당신은 전략비서
2. 사장이 당신에게 “재무실에 2005년 4분기 와 2006년 1분기의 매출액, 이익, 인당 매출액, 상승폭 혹은 하락폭 을 비교한 <보고서>를 제게 보내게 하십시요” 라고 지시한다면 당신은 비서
사장이 “ 작년말 보다 인원이 많이 늘었는데 그게 우리 실적에 실제로 반영되는지 좀 체크해봅시다”
라고 지시를 했는데
알아서 재무실에 위와 같은 <보고서>을 준비하게 시키면 당신은 전략 비서
3.“ 이번에 A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납기가 최우선이다 “ 라는 사장의 발언을 듣고
“ A팀장님! 사장님이 납기가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라고 A팀에 전달 하면 당신은 비서
A팀이 납기를 제대로 지키는 공정을 밟고 있는지 체크하고 조언하고
납기를 확인한 뒤 그 최종 결과를 사장에게 보고하면 당신은 전략 비서
4. 사장이 “ 직원들 야근 하지 말게 하십시요 “ 라고 지시했는데
“ 야근 금지” 라고 전사에 공지를 하면 당신은 비서
야근하는 이유 등을 조사하고 야근을 줄일 방안을 정리한 보고서를
사장에게 조언 해주면 당신은 전략비서
5. 직원이 작성한 B급 보고서를 사장 책상 위에 그대로 올리면 당신은 비서
직원이 작성한 B급 보고서를 본인이 A급으로 보완하거나
A급으로 다시 보고하게 직원에게 재 지시 하면 당신은 전략비서
6. 사장이 당신에게 “ A상무 에게 이일을 하라고 하십시요” 라고 지시를 하면 당신은 비서
사장은 당신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당신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A상무)에게 시키서 결과를 도출하면 당신은 전략비서
아울러
A상무의 지시 이행 결과를 A상무가 책임지면 당신은 비서
A상무의 지시 이행 결과를 당신도 책임져야 하면 당신은 전략비서
7. 사장이 A와 B와 C와 D를 조립해서 E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해야 하면 당신은 비서
사장이 그냥 E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해도 되면 당신은 전략 비서
8. 사장이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면 당신은 비서
사장이 시키지 않은일들인데도 해야할 일이 머리속에 가득하면 당신은 전략비서
9. 당신이 제출한 보고서에 사장이 빨간펜을 대면 당신은 비서
당신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고 사장이 바로 결정을 내리게 해 주면 당신은 전략 비서
끝으로
사장이 지시하기 훨씬 이전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프로젝트는 납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야근을 줄이고, B급 보고서가 없어지고, C상무가 움직이고, E를 만들고
산삼을 캐오고, 그리고 나서도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들면
당신은 완벽한 파트너
다섯개 이상의 전략비서 항목에 “그거 난데”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일잘하는 사람” 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은 당신 국가의 최정상급 정치인이다.
당신은 평생동안 청렴함과 도덕성을 자부심으로 여기며 정치를 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당신의 정치적 지위를 본 수많은 정/재계 관계자들이 로비와 청탁을 시도했고, 당신의 배우자, 두 자녀, 당신의 형, 당신의 친구가 모두 부적절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검찰은 이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시작했으며, 끝내 당신의 주변인들이 돈을 받은 단서와 정황증거를 모두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은 실질적인 피의자로 당신을 직접 지목하며 당신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받은 돈은 사실상 당신이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서 기소하려고 한다. 검찰은 배우자와 두 자녀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 불과하며, 배우자와 자녀에게 돈을 준 사람은 당신을 보고 돈을 준 것이지, 그들에게 돈을 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론, 당신이 직접 받은 돈은 단 하나도 없다.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당신이 당신의 주변 가족들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알았음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은 특별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단지 '상식적으로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선택 1.) 나는 결백하다. 무죄를 주장한다.
나는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공인으로서 나를 믿어왔던 나의 지지자들을 배신할 수 없다. 설령 내 배우자, 내 자녀가 감옥에 간다 해도 사실은 사실이다. 나는 돈을 받지 않았으며, 돈을 받은 것은 내 배우자, 내 자녀들이지 내가 아니다. 나는 죄가 없다.
(선택 2.) 죄를 인정한다.
평생을 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내 배우자, 그리고 나의 자식들을 버려가면서까지 나의 명예를 지켜야만 하는가? 여기서 내가 받았다고 말만 하면 내 배우자도, 내 자녀도 모두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차라리 나의 명예를 포기하고 나의 가족을 살리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사실은, 대부분의 외국 언론은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 '검찰의 비리수사'에 따른 심적 압박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이 사건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은연중에 간주해버리게 됩니다. 진짜 노무현이 고뇌한 것은 무엇인지, 진짜 노무현을 괴롭힌 것은 무엇인지, 진실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저는 '노무현의 딜레마'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2. 배경 법률지식의 이해.
법률적으로 보면 (대개 다른 외국도 똑같습니다.) 불법행위 / 위법행위를 저지른 피의자는 직접적으로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그 범죄 사실에 대해서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범죄자와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것을 법률상 용어로 '선의와 악의'라고 합니다.
'선의'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전혀 몰랐거나 모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지칭하고,
'악의'는 국어사전의 의미와는 다르게 '해당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람을 '악의'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법에서는 '선의'인 제3자는 철저하게 보호하는 반면, '악의'인 제3자는 가해자/피의자와 준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주게 됩니다.
검찰이 굳이 돈을 직접적으로 받은 권양숙씨나 받은 돈의 실질적인 이익을 취한 노건호, 노정연씨를 피의자로 잡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잡은 것은, 사실상 이번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며 노무현 일가에 간 뇌물은 실질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준 것이지, 그 가족들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준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주변인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권양숙씨의 소환 조사, 노정연씨의 아파트 계약서, 노무현의 1억짜리 시계와 같은 것들을 예를 들며 '박연차가 이렇게 여러가지 형태로 돈을 줬는데 노무현 당신은 이것을 하나도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고 검찰은 반문합니다.
검찰이 실질적으로 제시한 증거는 '박연차'의 구두 진술이 전부입니다. 그 이외에 물증은 존재하지 않으며, 물증에 준하는 증거 또한 거의 없으며 그나마 물증에 한없이 가까운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환갑 선물인 1억짜리 시계 2개인데 이것을 권양숙씨는 잃어버렸다고 진술합니다.
그래서 검찰은 '상식적'으로, 그리고 박연차의 구두 진술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기소하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불구속/구속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소와 구속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구속을 하는 이유는 기소하는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가 도주의 우려가 있거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기타 구속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사유가 있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서 구속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1) 검찰은 제시할 증거는 확실하게 없으며,
2) 그나마 구두로 증언하는 박연차는 노무현 대통령이 주변인들이 돈을 받은 사실을 알았고, 나아가 '상대가 대통령인만큼 자신이 돈을 주지 않으면 불측의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로비에 대한 처벌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법적 이해관계자인 만큼 그의 진술에 진정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법정 공방에서는 자신의 결백함과 무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왔구요.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끝까지 괴롭힌 것은 '자신의 결백과 무죄'를 밝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가져다주는 결과는 결국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노무현의 딜레마'에 빠진다는 사실입니다.
3.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목적
검찰은 처음부터 노무현 대통령만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가족들이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 주변 가족들을 피의자로 잡지 않았습니다. 분명 권양숙씨를 상대로 100만 달러 (+40만 달러) 에 대한 기소를 했으면 권양숙씨는 거의 100% 불법자금 수수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노건호씨와 노정연씨는 나름대로 해당 수수자긍메 대한 실질적인 이득을 취한 자로서, 혹은 '악의'의 제 3자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검찰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끝까지 노무현만을 피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원한 것은 어디까지나 노무현 대통령인 만큼 그들은 끝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연관시킬 무언가를 찾는 표적수사만 계속했고, 그들이 원한 것은 '죄인' 노무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죄인' 노무현이란 법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지만, 도덕적인 '죄인' 노무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과 도덕이라는 개념은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라는 명제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듯이 '법적 잘못은 처벌을 받지만 도덕적 잘못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도덕적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잘못은 잘못이다.' 는 것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이 인정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4. 검찰이 만들어낸 '노무현의 딜레마'
글머리에서 밝힌 예제와 같은 상황에서, 당사자인 주인공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결국
(선택 1) 결백함을 계속 주장한다.
(선택 2) 억울하지만 죄를 인정한다.
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선택했었던 (선택 1) 결백함을 계속 주장한다를 선택할 경우, 법정 공방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은 '법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을 확률은 높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에는 필연적으로 '자신은 죄가 없지만 자신의 가족들은 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수반됩니다. 즉, 자기 자신의 입으로 자기 자신의 가족들의 죄를 고발해야 하는 현실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 넌 직접 네가 돈을 받은 사람은 아냐. 그러니 뇌물 수수에 대해서는 죄가 없는 결백한 사람이야. 하지만 넌 너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 가족을 고발했어. 넌 가족을 팔고도 네가 (평생 주장해왔던, 신념이라고 여겨왔던) - 결백하다고, 도덕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니?' 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자기가 살기 위해서 배우자도, 가족도 팔아버린 비양심적인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노무현은 작년 말 노건평이 세종증권 비리로 수사중일 때, 왜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형이 지금까지 죄를 부인하고 있는데, 동생된 입장으로 먼저 대국민 사과를 해버리면 형의 죄를 인정하는 형태가 되므로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가족을 매우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무현에게 자기 자신의 입으로 가족들을 팔아넘기는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선택 2)를 고를까요? (선택 2)를 고르게 될 경우에는 가족들이 지은 모든 죄의 최종적 책임, 궁극적인 책임은 자신이 짊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보장은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시켜서 내 가족을 통해서 돈을 받게 했다.'는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 경우 가족들은 범행의 주체는 아니지만 최소한 공범으로서 처벌은 받게 됩니다. 이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평생 도덕과 청렴함만을 부르짖던 자가 전가족을 동원해서 비리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만약 제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저 역시 (선택 1)을 선택할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식적으로 (선택 1)이 그나마 자신이라도 살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 가족을 동원한 비리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습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선택 2)보다는 그나마 (선택 1)이 최악이 아닌 차악의 선택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선택지도 결국 자기 자신의 도덕적 파멸을 불러옵니다.
이것이 바로 노무현의 딜레마입니다.
도덕과 청렴함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게 될 경우, 자신은 법적으로 무죄를 증명할 수 있지만 자신의 가족을 팔아야 하는 과정은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세상 어느 누가 자신의 가족을 기꺼히 팔고자 할까요? 그렇다고 자신이 평생동안 지켜온 신념을 배반하고, 자신의 명예를 버릴 수 있을까요?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몇주간을 매우 고통스럽게 보냈을 것입니다.
4. '노무현의 딜레마'에 숨겨진 무서운 메커니즘 경제학의 이론
노무현 대통령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검찰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도덕성과 청렴함이라는 브랜드를 훼손시키는 것입니다. 구속을 하든 법적 처벌을 받든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생 도덕으로만 먹고 살아온 노무현을 '도덕적으로'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진심으로 검찰을 존경하고 싶습니다. '대통령 주변인들이 뇌물을 받았다'라는 사실(fact)에서 '주변인이 아닌 대통령 본인을 기소한다.'라는 행동(Action) 단 하나만으로 검찰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메커니즘을 조성하여 (시장) 참여자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애릭 메스킨 교수의 '메커니즘 경제학 이론'입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존 내쉬의 게임이론(역시 노벨 경제학 수상, 죄수의 딜레마가 대표적인 케이스)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최신 경제학 이론이지요.
메커니즘 경제학의 진정한 무서움은 과거 수많은 경제 이론들이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을 때' 나오는 결과만을 설명한 것인데 비해 메커니즘 경제학에서는 시장참여자가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그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항상 최선으로 나옵니다.
성경에서 나온 내용인가요?
두 아이에게 케이크를 공평하게 나눠주려면 한 아이가 케이크를 자르고 다른 한 아이는 자른 케이크에 대한 선택권을 주면 된다고 하는 것이 바로 메커니즘 경제학의 기초입니다. 이 경우, 어느 한 아이가 비합리적이고 착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어서 케이크를 불공평하게 자르거나, 더 작게 잘린 케이크를 선택하거나 해도 그 결과는 항상 두 아이를 만족시킵니다. 설령 두 아이 모두 비합리적인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선택을 하는) 경우라도 결과는 항상 아이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습니다.
검찰은 기소 대상자만을 바꾸는 행위 하나만으로 노무현을 자신들의 승리 메커니즘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노무현을 딜레마에 빠뜨림으로서 노무현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자신들에게는 이익만을 가져다 주도록 한다는 이런 잔혹한 메커니즘을 만든 검찰이 정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었고, 그는 항상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만들어낸 이 승리의 메커니즘에 빠지게 되자 그는 어떠한 선택도 합리적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뇌 속에 그는 결국 자살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이 자살이, 검찰이 만들어놓은 '완벽에 가까운 메커니즘'을 깨는 선택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의 케이크의 예에서 부모가 만들어놓은 완벽한 공평의 메커니즘을 깨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는 부모가 준 선택권을 아예 행사하지 않거나, 케이크를 아예 먹지 않겠다고 하거나, 케이크를 바닥에 엎어버리거나, (섬뜩한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아이를 사라지게 하거나 자기 자신이 사라지면 메커니즘은 깨집니다. 애시당초 목적(두 아이에게 공평하게 케이크를 나누어준다)을 가지고 만든 메커니즘이 더이상 그 목적을 위해 작동을 하지 않게 되어버리지요.
그가 선택한 자살의 결과 검찰은 더 이상 노무현 일가를 몰아붙일 수 없게 되었고, 노무현의 도덕성에 더이상 흠집을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일가의 비리는 영원히 의혹으로만 남게 되었고, 재판으로 판결이 확정되는 일이 없어진 만큼 노무현이 뇌물을 받거나 받는데 방조, 혹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포괄적 뇌물죄의 적용은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노무현이 도덕적으로 죄인이 될 가능성도 아예 사라졌습니다. 또 가족들이 기소될 가능성도 사라졌습니다.
역설적이지만, 노무현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그의 모든 것을 지켜낸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국민 그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슬퍼합니다. 애도합니다. 오열합니다.
5. 반드시 검찰이 책임을 져야만 하는 이유.
법에서는 간단하지만 절대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는다.'
이 명제는 간단하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이 잘못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겠지요. 또, 그 잘못을 주체적으로 행한 사람인지, 아니면 직 간접적을 관여한 사람인지, 혹은 무관한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행위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첫번째로, 100% 기소 + 처벌 가능한 권양숙, 노건호, 노정연이 아닌 불확실한 노무현을 피의자로 잡은 점.
(잘못한 자의 선택)
두번째로, 100% 입증가능한 확실한 잘못을 입증하기보다는
오히려 입증하기 어렵고 그 결과가 불확실한 노무현의 혐의를 계속 입증하려고 한 점 (잘못의 입증)
마지막으로, 150% 이해 가능한 불법자금 수수 등등... 정말로 일반적(?)인 죄명이 아닌,
'포괄적 뇌물죄'라는 불확실한 죄명을 적용하려고 한 점 (잘못에 대한 결론)
이러한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메커니즘 경제학이라는 툴로 설명하면 은근히 쉽게 풀립니다.
1. 어디까지나 노무현 대통령만을 노리는 표적의 고정.
2. 행위의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의 브랜드 훼손으로 이어질 것.
3. 노무현 대통령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것.
이상의 전제 하에, 검찰은 완벽에 가까운 메커니즘을 만들어 냈습니다. 무죄라고 주장해도 도덕적 죄인이 되고, 유죄라고 인정하면 법적 죄인이 되는 무시무시한 메커니즘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이 메커니즘안에 노무현 대통령을 집어넣기만 하면 어떤 형태로든 노무현 대통령은 죄인이 됩니다. 무시무시한 메커니즘이지요? 이 메커니즘을 위해서 검찰은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 것입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메커니즘을 구성하기 위한 결정적이고 완벽한 재료였던 것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분명 검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분명 권양숙씨가 정상문 비서관을 통해서 박연차로부터 돈을 수수했습니다.
노건호씨와 연철호씨도 박연차로부터 투자자금을 받았습니다.
노정연씨의 집도 노정연씨 혹은 권양숙씨가 주도적으로 돈을 받아 산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잘못들은 모두 명백하고 확실한 '사실' 입니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그 사실에 관여하고 행동한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권양숙씨가 돈을 받았으면 권양숙씨가, 노무현 자녀들이 돈을 받았으면 노무현 자녀들이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원칙'과는 어긋나게 핵심과 몸통찾기에만 주력했고, 수사 흐름을 시종일관 '노무현'을 중심에 두고 진행해 왔으며, 언론에 공개하는 내용도 어디까지나 주체는 노무현인 것으로 흘렸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행동입니다. 나아가, 기소 대상을 노무현의 가족들 혹은 노무현을 포함한 노무현 가족 전원으로 잡지 않고 모든 사태에 대해 뭉퉁그려서 노무현으로 잡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검찰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검찰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다고 확신합니다.
앞서 설명한 메커니즘에 대해서 검찰은 우연의 일치라고 일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반문합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인간이 고도의 정신행위를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며 의도가 없이, 정말로 우연히 노무현 대통령을 저런 딜레마에 빠뜨릴 가능성은 0%입니다.
만약 검찰이 정말로 우연히도 노무현 대통령을 메커니즘속에 몰아넣었다면, 2007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애릭 메스킨은 노벨 경제학상이 아닌 노벨 화학상이나 물리학상 혹은 사회과학과 관련된 상을 받았어야 합니다. '위대한 이론'을 창시한 것이 아닌 '위대한 발견'을 한 게 되니까요.
애시당초 수사에 목표를 설정한 자.
그리고 그 수사를 설계하고 계획한 자.
마지막으로 그러한 수사를 하도록 처음부터 의도를 가진 자.
이 모든 사람들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인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하니까요.
Ps 1.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사건에서 '무죄' 혹은 '유죄'라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받았건 가족이 받았건 노무현 일가는 분명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최소 100만 달러 이상) 분명 공직자로서는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고, 이러한 잘못을 추궁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을 수사하고 추궁해나가는 검찰의 수사과정은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노무현 대통령을 딜레마에 빠뜨려야만 했을까요? 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런 정신적인 고통을 줘야만 했나요?
검찰은 분명 이번 사건을 '노무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해결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에 이기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수사기간이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그리고 주변인, 지인, 정치적 동지 모두를 훌어내는 데다가 자신의 신념까지도 부정하도록 만드는 수사방법. 그리고 소환조사 후에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 언론에 노출시키는 시간은 최대화했습니다.
이러한 수사방법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습니다. 분명 이러한 수사방법은 '노무현이 진실이다 아니다'를 가리기 이전에 노무현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주게 됩니다. 무죄로 추정되는 피의자 보호는 전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검찰이 매번 언론의 의혹제기에 사실을 확인해주는 형태로 수사 중계를 해 왔습니다.
강호순같은 연쇄살인마가 경찰에 붙잡히면 그들에게 마스크를 씌워줍니다. 그것은 강력범죄 현행범도 최소한 법원의 판결 전까지 그의 인권을 존중해주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그 최소한의 마스크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Remarks of Senator Barack Obama: South Carolina Victory Speech
Columbia, SC | January 26, 2008
Over two weeks ago, we saw the people of Iowa proclaim that our time
for change has come. But there were those who doubted this country's
desire for something new - who said Iowa was a fluke not to be repeated
again.
Well, tonight, the cynics who believed that what began in the snows
of Iowa was just an illusion were told a different story by the good
people of South Carolina.
After four great contests in every corner of this country, we have
the most votes, the most delegates, and the most diverse coalition of
Americans we've seen in a long, long time.
They are young and old; rich and poor. They are black and white;
Latino and Asian. They are Democrats from Des Moines and Independents
from Concord; Republicans from rural Nevada and young people across
this country who've never had a reason to participate until now. And in
nine days, nearly half the nation will have the chance to join us in
saying that we are tired of business-as-usual in Washington, we are
hungry for change, and we are ready to believe again
But if there's anything we've been reminded of since Iowa, it's
that the kind of change we seek will not come easy. Partly because we
have fine candidates in the field - fierce competitors, worthy of
respect. And as contentious as this campaign may get, we have to
remember that this is a contest for the Democratic nomination, and that
all of us share an abiding desire to end the disastrous policies of the
current administration.
But there are real differences between the candidates. We are
looking for more than just a change of party in the White House. We're
looking to fundamentally change the status quo in Washington - a status
quo that extends beyond any particular party. And right now, that
status quo is fighting back with everything it's got; with the same old
tactics that divide and distract us from solving the problems people
face, whether those problems are health care they can't afford or a
mortgage they cannot pay.
So this will not be easy. Make no mistake about what we're up against.
We are up against the belief that it's ok for lobbyists to dominate
our government - that they are just part of the system in Washington.
But we know that the undue influence of lobbyists is part of the
problem, and this election is our chance to say that we're not going to
let them stand in our way anymore.
We are up against the conventional thinking that says your ability
to lead as President comes from longevity in Washington or proximity to
the White House. But we know that real leadership is about candor, and
judgment, and the ability to rally Americans from all walks of life
around a common purpose - a higher purpose.
We are up against decades of bitter partisanship that cause
politicians to demonize their opponents instead of coming together to
make college affordable or energy cleaner; it's the kind of
partisanship where you're not even allowed to say that a Republican had
an idea - even if it's one you never agreed with. That kind of politics
is bad for our party, it's bad for our country, and this is our chance
to end it once and for all.
We are up against the idea that it's acceptable to say anything and
do anything to win an election. We know that this is exactly what's
wrong with our politics; this is why people don't believe what their
leaders say anymore; this is why they tune out. And this election is
our chance to give the American people a reason to believe again.
And what we've seen in these last weeks is that we're also up
against forces that are not the fault of any one campaign, but feed the
habits that prevent us from being who we want to be as a nation. It's
the politics that uses religion as a wedge, and patriotism as a
bludgeon. A politics that tells us that we have to think, act, and even
vote within the confines of the categories that supposedly define us.
The assumption that young people are apathetic. The assumption that
Republicans won't cross over. The assumption that the wealthy care
nothing for the poor, and that the poor don't vote. The assumption that
African-Americans can't support the white candidate; whites can't
support the African-American candidate; blacks and Latinos can't come
together.
But we are here tonight to say that this is not the America we
believe in. I did not travel around this state over the last year and
see a white South Carolina or a black South Carolina. I saw South
Carolina. I saw crumbling schools that are stealing the future of black
children and white children. I saw shuttered mills and homes for sale
that once belonged to Americans from all walks of life, and men and
women of every color and creed who serve together, and fight together,
and bleed together under the same proud flag. I saw what America is,
and I believe in what this country can be.
That is the country I see. That is the country you see. But now it
is up to us to help the entire nation embrace this vision. Because in
the end, we are not just up against the ingrained and destructive
habits of Washington, we are also struggling against our own doubts,
our own fears, and our own cynicism. The change we seek has always
required great struggle and sacrifice. And so this is a battle in our
own hearts and minds about what kind of country we want and how hard
we're willing to work for it.
So let me remind you tonight that change will not be easy. That
change will take time. There will be setbacks, and false starts, and
sometimes we will make mistakes. But as hard as it may seem, we cannot
lose hope. Because there are people all across this country who are
counting us; who can't afford another four years without health care or
good schools or decent wages because our leaders couldn't come together
and get it done.
Theirs are the stories and voices we carry on from South Carolina.
The mother who can't get Medicaid to cover all the needs of her
sick child - she needs us to pass a health care plan that cuts costs
and makes health care available and affordable for every single
American.
The teacher who works another shift at Dunkin Donuts after school
just to make ends meet - she needs us to reform our education system so
that she gets better pay, and more support, and her students get the
resources they need to achieve their dreams.
The Maytag worker who is now competing with his own teenager for a
$7-an-hour job at Wal-Mart because the factory he gave his life to shut
its doors - he needs us to stop giving tax breaks to companies that
ship our jobs overseas and start putting them in the pockets of working
Americans who deserve it. And struggling homeowners. And seniors who
should retire with dignity and respect.
The woman who told me that she hasn't been able to breathe since
the day her nephew left for Iraq, or the soldier who doesn't know his
child because he's on his third or fourth tour of duty - they need us
to come together and put an end to a war that should've never been
authorized and never been waged.
The choice in this election is not between regions or religions or
genders. It's not about rich versus poor; young versus old; and it is
not about black versus white.
It's about the past versus the future.
It's about whether we settle for the same divisions and
distractions and drama that passes for politics today, or whether we
reach for a politics of common sense, and innovation - a shared
sacrifice and shared prosperity.
There are those who will continue to tell us we cannot do this.
That we cannot have what we long for. That we are peddling false hopes.
But here's what I know. I know that when people say we can't
overcome all the big money and influence in Washington, I think of the
elderly woman who sent me a contribution the other day - an envelope
that had a money order for $3.01 along with a verse of scripture tucked
inside. So don't tell us change isn't possible.
When I hear the cynical talk that blacks and whites and Latinos
can't join together and work together, I'm reminded of the Latino
brothers and sisters I organized with, and stood with, and fought with
side by side for jobs and justice on the streets of Chicago. So don't
tell us change can't happen.
When I hear that we'll never overcome the racial divide in our
politics, I think about that Republican woman who used to work for
Strom Thurmond, who's now devoted to educating inner-city children and
who went out onto the streets of South Carolina and knocked on doors
for this campaign. Don't tell me we can't change.
Yes we can change.
Yes we can heal this nation.
Yes we can seize our future.
And as we leave this state with a new wind at our backs, and take
this journey across the country we love with the message we've carried
from the plains of Iowa to the hills of New Hampshire; from the Nevada
desert to the South Carolina coast; the same message we had when we
were up and when we were down - that out of many, we are one; that
while we breathe, we hope; and where we are met with cynicism, and
doubt, and those who tell us that we can't, we will respond with that
timeless creed that sums up the spirit of a people in three simple
words:
Yes. We. Can.
미국 대선이 오늘이네요.
다른 나라 선거이지만, 이 선거 결과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
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
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 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상사라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문화는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와 혁신이 넘치고 수평적이어야 하며, 제도는 실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냉정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뒤쳐질까 나태해질까 두려워 미친 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술은 무슨 술인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더라도, 도대체 이렇게 해도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
회사가 돈을 벌고 유지가 되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회사를 통해서 겨우 이해하게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내부의 집단 윤리 수준은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도 이해하게 되었고,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이 얼마나 위대한 이론인지도 깨닫게 되었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코웃음 치던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을 정말 뼈저리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는, 냄비
속 개구리의 비유입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넣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일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대단한 변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문화를 이루고, 문화가 사람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모두가 알고 있으니 변혁의 움직임이 있으려니, 어디에선가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문화
웨이브라는 문화 혁신 운동을 펼친다면서, 청바지 운동화 금지인 ´노타이 데이´를 ´캐쥬얼 데이´로 포장하고, 인사팀 자신이 정한
인사 규정상의 업무 시간이 뻔히 있을진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원과의 협의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그런,신문화 데이같은 활동에 저는 좌절합니다.
변혁의 가장 위험한 적은 변화입니다.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마치 100을 다하는 척 하는 것은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인사팀이 큰일을 저질렀구나 이거
사람들에게서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에,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가야할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도 고민도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개념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 상사인이 되고 싶어 들어왔는데 회사원이 되어갑니다.
저
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는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봅니다. 종업원들의 열정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서현역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얼음판에 꾹꾹 눌러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주문할때부터
죽을 상입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힘들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냥 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내가 돈내고
사는것인데도 오히려 손님에게 이런건 왜 시켰냐는 눈치입니다. 정말 오래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도, 미안한 기분도 없고 먹고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일본에 여행갔을때에 베스킨라빈스는 아닌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서 똑같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꾹꾹 누르다가 힘들 타이밍이 되면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모든 종업원이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미는 손도구로 얼음판을 치면서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린 손님들은 앞에 나와서 신이나 따라하기도 합니다. 왠지
즐겁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아이템입니다. 같은 조직이고, 같은 상황이고, 같은 시장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고 변해가고, 그냥 그렇게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제가
두렵습니다.회사가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된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를 기다리기에 시장은 너무나
냉정하지 않습니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일에 반복되어져서는 안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조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직이 가진 모든 문제들을 고쳐보고자 최선의 최선을 다
한 이후에 정말 어쩔 수 없을때에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저의 이러한 생각을 들으시면 회사내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조직을 가던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제가 명확하게, 저를 위해서나
회사에 대해서나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웃으면서 동참할 생각도 없고 그때그때 핑계대며 빠져나갈 요령도 없습니다. 남아서
네가 한 번 바꾸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입니다. 제가 이런다고 달라질것 하나 있겠냐만은 제발 저를 붙잡고 도와주시겠다는 마음들을 모으셔서 제발 저의 동기들이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입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이 지난후에 저의 동기들이 저에게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되었을텐데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